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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세상

70세 사망법안 가결 줄거리, 서평 - 고령화 사회를 맞이하는 마음 자세

70세 사망법안 가결

 

대한민국은 현재 저출산 고령화 사회에 접어들었다. 특히 출산율은 세계에서 꼴찌를 다툴만큼 저조하다.

 

전문가들은 이런 인구절벽으로 인해 많은 사회적 문제가 발생할 것이라고 경고한다. 

 

국가 경제를 떠받치는 생산인구의 저하로 경제가 휘정거릴 것이며, 늘어나는 노인의 의료와 복지 비용으로 국가 예산의 많은 부분이 지출 될 것이라고 한다.

 

결국 노인들을 위한 복지 비용은 세금으로 운영되기 때문에 젊은 세대가 떠안아야할 부채인데, 엎친데 덮친격으로 로봇, AI 등에게 일자리를 빼앗기고 있다.

 

이 악순환의 고리를 어떻게 끊어야 할까?

 

이 질문에 많은 생각을 해줄 수 있게 해준, 대한민국보다 고령화 사회를 먼저 겪은 일본 소설하나를 소개해 보고자 한다.

 


 

#70세 사망법안 가결 줄거리

 

 

이 소설은 저출산 고령화로 인해 생기는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한가지 법안을 제정한다.

 

70세가 되는 생일로 부터 30일 이내에 반드시 죽어야 하는 '70세 사망법안'이 바로 그것이다.

 

원래라면 축복받았어야 할 장수가 국가 경제를 파탄으로 몰고가는 형국이 되어 버렸고, 노인을 병수발 드는 가족에게도 피해가 된다고 판단하였기에 법안이 가결 된 것이다.

 

이 법안의 시행이 2년 남짓 남은 상태에서 한 가족의 이야기가 시작된다.

 

뇌경색으로 쓰려져 정신은 정정한데 몸은 전혀 움직이지 못해 13년 동안 침대에만 누워 있는 시어머니.

 

그 시어머니를 13년째 집에서 돌보고 있는 55세의 전업주부 며느리 도요코.

 

70세 사망법안 시행을 앞두고 남은 인생을 즐기려 조기 퇴직하고 세계여행을 떠나는 58세의 남편 시즈오.

 

지친 엄마가 직장을 그만두고 할머니 병수발을 도와달라고 하자 독립하여 노인 요양원에서 박봉을 받으며 일하는 30세의 딸 모모카.

 

능력이 좋아 일류 대학을 졸업해 대기업에 취직했지만 인간관계에 치여 3년 만에 퇴직하고 일자리를 구하지 못한 채 집에 틀어박혀 사는 29세의 아들 마사키.

 

 

위를 보면 알 수 있듯이 가족 구성원들은 각자의 입장에 타탕성을 내세우며 살아가고 있기 때문에 갈등이 만들어진다.

 

갈등이 극대화 되고 결국 시어머니 병수발에 치질대로 지쳐버린 며느리 도요코가 가출을 하면서 새로운 국면을 맞이한다.

 

상황의 심각성을 느낀 가족들은 자신의 입장을 내세우며 절대 타협할 수 없다고 생각했던 것들을 조금씩 양보해 가며 타협해 나간다.

 

그리고 70세 사망법안은 이 가족뿐아니라 사회 구성원 모두에게 충격요법으로 작용해서 모두 적절한 타협을 이루게 되고 결국 70세 사망법안은 없어지게 된다.

 

그리고 개인주의가 아닌 오랜시간 잊고 살았던 양보, 배려, 타협, 온기 등을 되찾고, 밝은 미래를 예견하면서 모든 생명은 귀중하다는 메세지를 던지며 이야기의 끝을 맺는다.

 


 

#책을 읽고 던져보는 질문들

 

70세 사망법안 가결에 나오는 가족 구성원은 우리나라에도 일어나고 있는 문제를 떠안고 있는 듯한, 주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가족 구성원이다.

 

경제 발전을 급속도로 이뤄냈지만 이제 사회에 피해를 주는 존재로 인식되는 할머니 할아버지 세대

 

가족을 위하는 길은 돈을 버는 길밖에 없다고 생각하며 자신의 시간을 가지지 못한채 일해온 아버지 세대

 

언젠가부터 누구의 엄마 혹은 가정주부로 불리는 것이 익숙해져 자신의 정체성을 잃어버린 어머니 세대

 

평범한 삶을 꿈꾸는 것도 사치인 딸, 아들 세대를 대변하는 모습이다.

 

책을 읽으면서 가슴이 아팠던 것은 가족 구성원 모두의 이야기가 충분히 공감이 가고 이해가 간다는 것이다.

 

어디서부터 이 꼬인 실타래를 풀어야 하는 것일까? 이 책에서 말한 양보, 배려, 타협이 답인 것일까? 책을 읽을 수록 머릿속만 복잡해 지고 답답해져만 갔다.

 

그래도 한가지는 확실 한 것 같다. 대화를 위한 손은 내가 먼저 내밀어야 한다는 것.

 

나는 사회와 국가의 구조적인 문제를 핑계삼아 내입장만을 주장하고 이해해달라고 소리치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내가 이해해보려는 노력을 하지 않은채 말이다. 즉 어쩌면 대화의 단절은 내가 초래하고 있었던 것이다.

 

고령화 사회로 인해 생길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지는 아직 잘 모르겠다. 답이 없어 보인다.

 

하지만 책에서 보여준 것 처럼 극적인 결말이 아니더라도 대화를 통해 소통을 꾸준히 하다보면 답을 발견할 수 있는 가능성은 조금이라도 남아 있는 것이 아닐까?